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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투어에서 가장 먼 길을 떠나는 나이아가라폭포로 떠나는 날입니다. 출발을 새벽 5시에 해야해서 그 전에 기상하려면 저녁시간은 꼬박 잠 자는데 써야될지도 모르겠어요.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는 워싱턴 D.C에서 1시간 거리를 위로 올라가면 있는 해리스버그 라는 지역에 있는 숙소였습니다. 평범한 3성급 호텔 느낌이었어요.

 

 

분위기 있게 찍어봤습니다. 그냥 별거 없이 주차장 입구 이런 느낌.

 

 

조금 어둑하긴하지만 저물어가는 노을도 감상합니다. 미국 동부의 구름은 서울에서보던 구름이랑은 조금 다르게 생겼던 것 같아요. 돌아와서 사진을 볼 때면 조금씩 느낍니다. 조금. 달라요.

 

이제 장장 4시간여에 걸쳐 나이아가라폭포를 향해 달려갑니다. 우선은 나이아가라폭포가기 직전 버팔로라는 지역에 들러 식사를 합니다. 버팔로는 제가 좋아하는 NFL 팀인 버팔로 빌즈의 연고지입니다. 뉴욕주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어느쪽 지역인지는 알아보지 않았었는데, 왜 버팔로 빌즈가 겨울만되면 경기장에 눈이 내리고 선수들이 추워하는지 알겠더라구요. 캐나다와 맞닿아있는 상당한 북쪽 지방에 있었습니다. 버팔로에서는 점심 식사만 하고 바로 다시 나이아가라로 달려갑니다.

 

 

오늘의 점심은 한식. 미국에 사시는 한인분들이 하는 가게 같았는데, 여러 팀이 오는걸로 봐선 관광투어쪽이랑 연계된 식당으로 보였어요. 된장찌개를 오랫만에 먹는다고 하기에는 된장찌개 느낌은 좀 덜 났습니다. 계란이 맛있더군요. 계란말이 사랑.

 

 

관광버스에서 멀리 나이아가라폭포가 보일 쯤 첫 일정은 바람의 동굴(Cave of the winds)임을 알게 됐습니다. 멀리서 사진 좀 찍고 근처로 가고 싶었는데.. 바람의 동굴이라고 하길래 어디 동굴처럼 깊이 패인 곳이 있나보다했는데, 들어가는 입구가 동굴처럼 되어있고 막상 들어가면 딱히 동굴 같은 건 없었습니다. 다만, 바람은 확실히 있더군요. 저희가 투어를 시작한 지점은 미국 측 나이아가라 폭포입니다. 그래서 캐나다 측에서도 바람의 동굴과 비슷한 걸 운영한다고 하는데, 보통 캐나다쪽으로 투어를 많이 가서 바람의 동굴이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저는 잘 모르고, 가이드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멀리보이는 카지노와 호텔 건물들. 저기 보이는 카지노 건물들은 캐나다 지역입니다. 에메랄드빛 폭포를 국경으로 캐나다와 미국이 나뉘어있습니다. 저희는 이 날 숙소를 캐나다에서 묵게 되어 있는데, 캐나다로 넘어갈 때 입국심사를 다시 한 번 받아요. 여튼 아주 날씨도 좋고 예쁘죠. 하늘이며 에메랄드 빛 물 색깔이며,, 여러모로.

 

 

바람의 동굴 초입 부분에는 상당히 많은 갈매기들이 있습니다. 여기 들어올 때 누가 먹을걸 주나봐요. 좀 징그러울 정도라 외딴 곳에서 혼자 고독을 즐기는 한 마리를 찍어봤습니다. 

 

 

들어갈 때 우의를 주는데 폭포가 워낙 강하다보니 물이 많이 튑니다. 지금 여기 사진까지는 전혀 그런 느낌이 안들긴한데..

 

 

 

영상으로보면 재난영화가 따로 없습니다. 여기가 제일 핫플이기도 하죠. 반드시 여기를 지나야만 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아래쪽에도 길이 있습니다. 물 맞기 싫은 분들은 돌아서 구경하고 갈 수 있어요.

 

 

멀리보면 마치 오징어게임 촬영현장과도 같아보이는 빨간 우의들로 가득한 유람선도 보입니다. 캐나다쪽에서 나이아가라 폭포 방향으로 진입했다가 돌아나가는 유람선은 빨간 우의를, 미국쪽에서 운영하는 유람선은 파란 우의를 입습니다. 그렇게 구분하는 것 같아요. 이 날 바람의 동굴까지 갈때만해도 날씨가 너무 맑고 좋았는데, 유람선을 타게 될 때부터 비가 오더니 정말 말도 안되게 비가 많이 왔습니다. 안그래도 강한 폭포 덕에 미스트가 날아다니는 느낌인데 비까지 오다보니 앞이 잘 안보이는 느낌이 들었어요.

 

휴대폰을 가져갈 수 없었던 제트보트와 유람선을 그렇게 타고, 헬기체험까지 빠르게 다녀왔습니다. 제트보트와 헬기체험은 캐나다로 건너가서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입국 절차를 거치고 캐나다 땅을 밟습니다.

 

 

헬기장에는 여러 국가의 국기들이 걸려있는데, 하필 여기 딱 중국 국기가 시간을 가려버리네요. 헬기는 최대 6명까지 탑승이 가능한데, 저희는 5명, 2명이 나뉘어 두 팀으로 탑승했습니다. 뒤에 탄 두 분은 다른 외국분들과 함께 타셨던 것 같아요.

 

 

생애 첫 헬기 탑승. 인증샷도 남기고.

 

 

 

헬기에서 본 나이아가라 폭포입니다. 어떤가요? 훌륭하지 않나요? 멋진 구경도하고. 이제 야경을 보러 Skylon으로 향합니다. Skylon은 타워처럼 생긴 높은 탑인데 홀로 우뚝 솟아 있습니다.

 

 

숙소로 이동하던 중에 점점 날씨가 어둑해져서 걱정을 하긴 했는데, 밤 되면서 다행히 드리웠던 먹구름도 사라지고 꽤 맑아졌습니다.

 

 

Skylon에서 둘러본 나이아가라 폭포의 주변 야경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은, 우리나라에서 참 보기 힘든 광경이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더 깔끔하게 나온 사진들입니다.

다음날 점심이긴한데, 여기 Skylon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어서 보면 이런 느낌인데, 가격이 좀 쎄요. 선택관광같은걸로 가실 분은 한 번 비쥬얼보고 신중한 선택하시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스테이크 비쥬얼.

 

 

이건 연어입니다. Salmon. 여튼 이건 다음날 점심이었고. 당일날 먹었던 저녁이 또 한식이었는데

 

 

뚝배기 불고기라고 보통 하는 그.. 겁니다. 근데 전체적으로 좀 별로였..습니다. 여기도 한인분들이 하는 곳인 것 같았는데 반찬 수도 좀 적고 해서 많이들 못 먹었던 것 같아요. 투어 일정은 끝나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어서 저희 또래사람들끼리 카지노에 다녀왔습니다. 

 

 

 

카지노로 향하는 한국인들. 아 한 명은 미국시민권자.

 

 

카지노는 당연히 촬영이 안되니까 못하고, 구경 열심히 한 뒤에 나와서 사진도 찍고 그랬습니다. 저희 중에 한 일행이 간이 진짜 큰지 베팅을 엄청 잘해서 한 $200달러 정도 벌어왔습니다. 그래서 피자를 사주겠다고 하더군요. 

 

 

미국의 파파존스 피자입니다. 이게 보통 한국에서는 라지 사이즈인데, 여기는 미디움 사이즈가 이정도더군요. 피클이 좀 초라해보일정도로 큰 사이즈. 저희 일행 6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물론 과자랑 이것저것 샀고, 다 먹긴 했지만.

 

 

모든 일정이 끝나고 다시 뉴저지로 돌아갑니다. 가는 길이 5-6시간 정도 걸리는 장거리 버스일정이라 중간에 맥도날드에서 식사도하고 한번씩 내려서 화장실도 가고 했습니다. 저는 화장실 들렀을 때 잠깐 시간이 비길래 인스턴트 복권이라고 직접 긁는 걸 했는데, $10짜리 구매했는데 $30 winner가 되어서 신난 마음으로 돌아오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돌아오는 그 긴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추억도 쌓고 좋은 인연들도 생긴 것 같아 내심 뿌듯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저희가 돌아가는 비행기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번 경유를 하고 가는 편이었는데, 먼저 탈 비행기가 연착이 되는 바람에 비상사태. 물리적으로 다음 비행기가 연착이 되지 않는 한 탈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공항에 가서 아무리 기다려도 느긋한 미국인 직원들은 2시간이 넘게 대기하든, 줄이 한참 늘어서든 별로 신경을 안쓰더군요. 일단 달려서 먼저 넘어가는 방법 밖에. 설상가상으로 2시간 반정도만 연착되어도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없는데 시간은 자꾸 지연되어서 결국 4시간 가량 지연. 

 

마음을 비우고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기적과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다음 탈 비행기도 연착이 되어서 저희가 도착하고나서 딱 5분 뒤에 비행기 출발시간이 된 겁니다. 1시 25분 도착했는데, 1시 30분에 다음 비행기가 출발하는 상황. 일단 다른거 생각할 거 없이 그 큰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미친듯이 뛰었습니다. 새벽 1시가 넘었다보니 사람은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는데, 한참을 뛰어도 게이트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10분 정도를 넘게 남자 셋이 미친듯이 뛴 끝에 겨우 도착한 게이트에는 이미 Closed 문구가. 직원들에게 이야기해봐도 이미 탑승 수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만 나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돌아서고야 말았는데

 

운이 좋게도 한 동양인을 마주하게 되고 그 동양인분이 저희에게 서울 가는 비행기 타는거 아니냐고 물어봤습니다. 저희는 이제 못탄다고 말했는데, 비행편이 취소된거냐고 하더군요. 그게 아니라 30분까지인데 지금 시간이 지나서 못탄다고 말했더니 갑자기 저희쪽에 United 앱을 보여주는 겁니다. 2시까지인데 무슨 소리냐고. 그 때 시간이 1시 45분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United 앱을 쓰고 있었는데 거기 분명 30분이라고 찍혀있었거든요. 설마하고 새로고침하니까 바로 2시라고 떴습니다. 보자마자 넷은 미친듯이 다시 뛰어 갔죠. 그렇게 다행히도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정말 기적처럼.

 

 

너무 힘들었으니까 기내식도 신나게 다 먹고.

 

 

저거 다 먹어도 배고프니까 기내식 주실 땐 꼭 깨우세요. 

 

 

정말 다행다행히도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아침시간이 되니 아침도 기내식으로 나오더군요.

 

그렇게 길고 길었던 10일간의 뉴욕 여행이 마무리됐습니다. 시차 때문에 +2일까지 보면, 총 12일간의 일정이었네요. 천 장이 넘는 사진과 휴대폰 가득 영상을 담고, 그보다 더 소중하고 재밌었던 추억과 문화를 경험하고 온 시간이었습니다. 제 생애 첫 미국 방문이었고 태평양을 건넌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는 처음 가본 것이다 보니 막연한 걱정과 불안감이 있었고, 실제로도 가보니 좀 위험한 곳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살인적일 것 같았던 팁 문화는 몇몇 군데에는 느끼긴 했지만 우리나라의 배달팁과 유사한 느낌이었고, 또 각오를 하고 와서 그런지 아주 비싼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싼 건 절대 아닙니다. 기절할 정도가 아닐 뿐.

 

다음에 다시 또 갈 생각이 있냐고 묻는다면, 반반일 것 같습니다. 정말 가고싶은데, 다음 번에 올 때는 여행이 아니라 잠깐이라도 정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행은 서부쪽으로 한 번 가보고싶네요. 추천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저는 여행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는 편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과 행복감을 얻는 편인데, 여행을 통해서는 그게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그런 경험들이 많았었다보니 더 여행보다는 다른 모임이나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대학원을 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이라는 취미를 갖게되다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이 그걸 느끼게 해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미국 동부. 특히 뉴욕. 한 번도 가본 적 없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가보세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추천합니다. 긴 여행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주신 분이 혹시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진심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모두 보시지 않으셨다고 하더라도,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의 앞 날에 행운이 늘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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