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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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뉴욕 맨해튼 탐방입니다. 뉴저지에서 뉴욕시티로 넘어가는 버스를 타고가면 링컨터널이라는 해저터널을 지나갑니다. 뉴욕 맨해튼은 허드슨 강을 지나가야하거든요. 뉴욕주의 뉴욕시티는 위아래로 길쭉한 여의도와 비슷합니다. 아주아주 단단한 지반으로 구성된 섬이죠. 어마어마하게 높은 빌딩을 잔뜩세워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섬. 뉴욕을,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번 여행기간동안 머무를 곳은 동기네 부모님 댁입니다.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동네라 간판이 한국어로 된 곳도 많고, 한국 음식점이나 한국인 대상 여행사 등이 많이 있습니다. 이 곳에서 뉴욕 맨해튼을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미국의 버스는 우리나라와 타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먼저 버스를 타면 기사분께 목적지를 말하면 내야할 금액을 알려줍니다. 그럼 그 때 금액을 현금이나 카드로 지불할 수 있고 버스터미널에 가면 미리 티켓을 구매해 탑승시에 낼 수도 있습니다. 티켓을 구매할 때는 자신이 출발지가 몇번째 Zone에 해당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다룬 블로그나 사이트에서 확인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이제, 뉴욕으로!

 

 

뉴욕으로 향하는 버스는 꽤나 큽니다. 탑승할 때보면 약간 높기도 하구요. 우리나라에서 보는 버스와는 시트가 조금 다르게 생겼어요.

 

 

서양인 체격에 맞춰서 만들어진건지 모르겠지만 의자가 크고 푹신했습니다. 편안하게 뉴욕까지 갑니다. 해저터널을 지나서 뉴욕에 입성했습니다.

 

 

버스터미널에서 나와 가장 처음 마주한 건물은 뉴욕타임즈의 본사건물이었습니다. 오. 이게 뉴욕타임즈. 진짜 내가 뉴욕에 왔구나를 실감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슬슬 걸어볼까요. 오늘은 맨해튼의 아랫쪽, Lower Manhattan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가장 먼저 걷다가 발견한 곳은 메디슨 스퀘어 가든. 원형의 큰 홀입니다. 예전에 WWE 레슬매니아를 여기서 했다고 들어서 알고 있는 곳인데, 너무 옛날 이야기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크진 않았는데 들어가보면 또 다르겠죠?

 

 

철도역인 모이니한 트레인 홀입니다. 규모가 상당히 컸습니다. 뉴욕에는 큰 건물이 많지만, 옆으로 큰 건물이 많진 않은데 기차역이어서 그런지 옆으로도 꽤 크더군요.

 

 

시계가 분위기 있게 달려있어서 한 번 찍어보고 갑니다. 다음 목적지는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만들었다는 더 하이라인. 우리나라의 서울로7017이 이 더 하이라인을 벤치마킹했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뉴욕거리에는 회사건물들이 많고 외벽이 통유리인 것들도 많아서 생각보다 보기 힘든 그래피티. 더 하이라인 가는 길에 그래피티를 볼 수 있어 신기했습니다. 예술적인 감각이 없는 저로서는 신기할 따름. 어떻게 그린걸까. 밑그림을 그리나? 밑그림 그려놓고 해도 손 떨리면 저렇게 못할 것 같은데,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하이라인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흐린 날씨지만 많은 뉴요커들이 있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길고 넓은 공원을 조성해놓은 것이 놀라웠습니다. 긴 화단에 식물들은 수시로 담당직원들이 관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곳곳에 여러 조형물들도 있습니다. 벤치도 여러가지 있고, 볼거리가 많이 있죠. 가는길에 잠깐 하이라인을 빠져나오면 아주아주 유명한 건축물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은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 베슬입니다.

 

 

벌집 모양으로 된 16층까지 계단식 건물인 베슬은 층계를 올라갈 때마다 2가지 갈림길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올라갈 수 없으니 밑에서 바라볼 수만 있죠. 실제로 보니 그 규모가 엄청나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냥 이렇게 찍으면 크기가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밑에 사람들보면 진짜 엄청나게 크다는걸 알 수 있죠. 함께 온 동기들끼리 여기서 사진 한 장씩 찍었습니다. 사람 나오게 찍으려다보면 끝까지 다 나오게 찍을 수가 없을정도로 큰 건물. 지금은 안까지는 들어갈 수 있도록 했는데, 올라가진 못합니다. 안에도 밖에도 사람들이 많이 있어 관광지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잠깐 앉아서 구경좀 하다가 다시 하이라인으로 복귀합니다. 걸어가야할 곳이 많아요.

 

 

저희 뒤를 따라오는 수 많은 사람들. 관광객들이 함꼐 온 것 같았는데 이런 분들이 꽤 있더라구요. 

 

 

하이라인을 따라 이런저런 건물들도 구경하고 그러다보면 하이라인 Observation Deck에 도착하게 됩니다. 간디와 테레사 수녀 그림이 있는 건물도 보이고, 앉아서 도로를 바라볼 수 있는 창도 있습니다. 저는 보진 못했지만 여기가 뉴욕 거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했었나. 그런 이야기를 한 유명한 분이 있다고 하더군요. 네모난 창 앞에 앉아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우영미 프레임 로고와 잘 어울리는 듯한 이미지. 네모 속에 네모.

 

 

가다보면 공원 답게 편하게 누워서 쉴 공간도 있고 미니 분수라고해야하나. 그런 것들도 잘 되어 있습니다. 꽤나 길지만 한 번 다녀볼만한 거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이라인에서 나와 첼시마켓으로 향합니다.

 

 

첼시마켓 건너편에 구글도 있었습니다. 뉴욕에서는 곳곳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습니다. 

 

 

첼시마켓까지 꽤 오래 걸어왔으니 뭐라도 좀 먹고 가야합니다. 아직 하루는 길고 갈 곳은 많이 남았기 때문이죠. 

 

 

미국의 랍스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사실 결제하고 나면 그렇게 싼가 싶기도 합니다. 메뉴판에 적힌 금액에는 없는 Tax도 포함이 되고 팁도 보통 시작이 18%부터 시작하니까 다 더하고 나면 가격이 꽤나 나가죠. 저희가 주문한 랍스터는 방금까지 살아있던 친구를 그대로 쪄서 나온 Steamed Lobster입니다. 1.5lb짜리가 $54. 파운드로 써놔서 이게 양이 얼마나된다는건지 감이 안잡히더라구요. 그래서 옆에서 열심히 검색찬스. 주문해서 나온 랍스터는 역시 맛있었습니다. 랍스터는 랍스터다.

 

 

남자 셋이니까 랍스터 하나로는 부족하죠. 랍스터 롤도 같이 주문했습니다. 하나에 $23. 위에 랍스터랑 더하고, 세금 붙이고 팁 18%하면..? 뉴욕 물가가 그렇습니다. 한 끼 잘 해결하고 첼시마켓을 벗어나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첼시 마켓에서 나와 조금 더 허드슨 강 쪽으로 나오면 최근에 생긴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가 있습니다. 공연장처럼 무대 구성이 된 곳도 있고 앉아서 쉴 곳도 많습니다. 푸릇푸릇한 나무들도 있고. 도심 한 가운데서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이죠.

 

 

리틀 아일랜드에 앉아있으면 배 타고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왠지 낭만 있어 보이네요.

 

 

큰 배도 지나가는구나 하면서 봤는데, 불과 바로 다음날 저희는 저 배를 타게 됩니다. 예상치도 못하게 말이죠.

 

 

리틀 아일랜드 가장 높은 곳에서 본 맨해튼 전경입니다. 여기서 사진을 가장 많이 찍더군요. 가장 높이 올라간 건물은 원 월드 타워입니다. 옥상에 전망대도 아주 유명하죠. 911테러로 소실된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제 리틀 아일랜드를 벗어나 다시 걸어보죠. 

 

 

현지시각으로 6월 20일 오후는 굉장히 무더웠습니다. 햇볕이 따가운 편이었죠. 첼시마켓을 제외하면 거의 햇볕을 가려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더위에 지쳤습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본 스타벅스가 오아시스처럼 느껴졌죠. 미국, 그것도 뉴욕 스타벅스는 뭔가 좀 다를까해서 들어가봤습니다. 다르긴 다르더군요. 직원분들이 바이브가 다릅니다. 뭔가 슬랭 같은걸 쓰면서 자기들끼리 신나서 일하는 느낌이 재밌었습니다. 메뉴는 별반 다르지 않아서 평소에 커피를 안마시니 딸기 아사이.. 그걸로 주문했습니다. 이름이 좀 길더라구요. 맛있게 먹으면서 다시 걷습니다. 이 때 이미 1만보는 넘었을거에요. 지나다니며 이런 저런 사진도 찍고 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뉴욕에 수많은 도심 속 공원 중에 하나인 워싱턴 스퀘어 공원. 

 

 

공원 중앙에 있는 대형 분수대와 스퀘어 아치가 유명한 곳입니다.

 

 

프랑스에 있는 독립문과 비슷하게 생긴 것 같기도 하구요. 공원 바로 근처에는 NYU(뉴욕대학교)가 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대학로 같은 곳이겠네요. 한국의 대학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긴하지만. 여유로운 공원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았습니다.

 

 

평일 오후에 여유롭게 산책하고 공원을 즐기는 뉴요커들. 이게 뉴욕이지..

 

 

여기 워싱턴 스퀘어 공원까지 이동 동선을 대~~~충 그리면 이렇습니다. 중간에 리틀 아일랜드까지 걸어간거 포함하면 조금 더 걸었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무조건 걸어다녔습니다. 볼 것도 많고 좋은 첫날이니까요. 그리고 아직 뉴욕을 안가보신 분들께는 한 가지 꿀팁이 있습니다. 횡단보도에 빨간 불이라고 해서 신호를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마세요. 뉴요커들은 일단 차가 없으면 무단횡단하고 생각합니다. 저도 첫날에 이게 익숙하지 않아서 굉장히 어색했었는데, 얼마 지나니까 오히려 안 건너면 어색해지는 단계까지 왔답니다. 뉴욕은 무조건 보행자 보호가 우선이라 차가 알아서 잘 피한다고 하더라구요. 이게 뉴욕의 문화인가.. 이제 조금 더 내려가면 유명한 Soho 거리가 있습니다. 힘을 내죠.

 

 

소호 거리는 마치 당장이라도 영화의 배경이 될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비슷하게 생긴 건물들 사이사이에 유명 브랜드들이 모여있는데, 그 분위기가 약간, 뉴욕보다는 유럽에 온 느낌을 줍니다. (유럽 안가봄)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 브랜드들이 많죠. 아미, 로에베, 나이키, 아디다스, 폴로, 아크네스튜디오, 스투시 등등.. 마침 저희가 뉴욕에 있는 동안에는 스투시가 내부 공사중이어서 갈 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지만, 많은 브랜드들을 돌아보고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딱히 산 건 없었던게, 제가 소호 거리를 갔던 날짜가 6월 20일로 한창 덥고 여름이 시작되던 시기였는데 거의 대부분의 샵들은 FW 옷들을 전시해놓고 있었습니다. 두꺼운 자켓이나 긴팔 후드, 패딩 같은 것들이 있었죠. 뉴욕은 패션을 앞서나간다 하더니 계절까지도 너무 앞서나간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사서 입으려면 최소 4개월은 기다려야할 것 같았죠. 막상 브랜드들 들어가보면 내부는 각 브랜드 특성에 맞게 꾸며놓아 와닿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mi는 원형의 이미지와 공간 구성을 많이 사용했었던 것 같고, 버버리나 로에베는 각진 형태의 공간 구성이 돋보였습니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유선형의 파도치는 이미지를 구현해놓았던걸로 기억나네요. 크게 관심없는 브랜드가 있더라도 한 번 정도 들어가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한 옷 전시가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도 집중한 곳이 소호 거리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지나고 지나 도착한 곳은 바로 그 유명한 슈프림 매장. 다른 곳들은 대기없이 자연스레 입장할 수 있었는데, 슈프림 매장은 대기열이 꽤 길었습니다. 한국인 분들도 좀 보였구요. 대기하면서 매장 옆에 소화전이 분위기 있어보여 한 컷.

 

 

아주 힙함의 상징, 슈프림 NYC 매장입니다. 온 건물에 그래피티로 도배되어 있는 게 이상하게 멋져 보였습니다. 슈프림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나 상징성 때문일까요? 자세히 보시면 옆에 줄 선 사람들이... 그렇게 뜨거운 뉴욕의 거리에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들어가게 된 슈프림 매장.

 

 

스케이터보더들의 성지라고해서 내부에서도 보드를 탈 수 있게 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꽤 넓긴 했습니다. 근데 보드를 타는 사람은 없었어요. 

 

 

한 켠에 전시된 아디다스, 나이키, 컨버스와 콜라보한 슈프림 제품들, 모자들.

 

 

매장 가장 중앙에는 스케이트보드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저게 밟는 부분인지 아랫부분인지는 안타봐서 모르겠는데 스케이트보드는 저렇게 알록달록한게 맛인가봐요. 매장을 둘러보다가 나이키 에어포스원 슈프림 버전이 가격이 궁금해 물어봤더니 생각보다 엄청 싸더라구요. 사이즈는 8까지만 남아있고 그 아래로는 없다고 하길래 사이즈 8이 뭐지 했는데, 딱 제 발 사이즈였습니다. 고민할 게 있나요. 그냥 에어포스원보다 싸게 슈프림 버전을 살 수 있는데. 그래서 저희 셋다 같은 색상으로 질러버렸습니다.

 

 

화이트랑 블랙이 있었는데, 블랙은 뭔가 슈프림의 저 빨간 로고가 덜 돋보이기도하고 해서, 기왕 사는거 티 팍팍 내자는 마음으로 화이트를 구매했습니다. 

 

 

그냥 똑같은 하얀색 에어포스인지 옆과 앞, 그리고 슈프림의 상징인 빨간색 끈을 같이 넣어줘서 지금은 끈을 교체해서 신고 있답니다. 여기까지 소호 구경도 마무리하고, 이제 저녁을 슬슬 먹어야할 때가 왔죠. 소호 거리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있는 리틀 이태리를 지나 차이나 타운으로 향합니다.

 

 

뉴욕 속의 작은 이탈리아, Litte Italy.

 


 

쓰다보니 분량이 꽤 많아져 첫 날 이야기는 다음 편에 다시 이어갑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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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머물렀던 일본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는 마음은 설렘 그 자체.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평양을 건너보는 입장에서 걱정도 되고 마냥 신나기도 했습니다. 제 짐은 저를 따라 일본에서 다시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겠죠? 이름도 생소한 유나이티드 항공을 타고 미국으로 향해봅니다. 12시간 30분의 비행은 과연..

 


유나이티드 항공은 처음 타 봅니다. 티켓을 끊고 나중에 찾아보니 외국인들 체형에 맞게 자리도 조금 더 크고 편안하다고 하길래 조금은 안도를 하고 탔습니다만, 그래도 그 좁은 비행기 안에서 열시간을 넘게 가야한다는게 부담이 되긴 했습니다. 심지어 자리 선택도 임의로 되어있는 터라 제 자리는 52L. 가장 뒷자리 창가쪽이 되었죠. 제 바로 뒤에는 화장실이 있고 왼쪽에는 아주 듬직하신 외국인 형님이 있었습니다. (형님이 아닐수도 있어요)

 

 

자유의 여신상. 곧 만나러 갑니다.

 

 

일본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본 구름은 참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솜뭉치 뜯어놓은 것 같기도하고 말아놓은 것 같기도하고.

 

 

일본을 지나 태평양에 드러서자 많았던 구름들이 점점 사라져갑니다. 그리고 저 멀리 수평선이 보이네요. 바다와 하늘의 경계이면서도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와보니 지구와 우주의 경계선 같기도 합니다. 당연히 그렇진 않겠지만

 

 

여유로운 마음으로 창 밖을 보고 있는데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처음으로 맛보는 기내식 시간이 왔습니다. 이 때는 정말 해맑게 좋아했었습니다. 와 기내식이다. 그 때는 몰랐죠. 사육당하는 줄은.

 

 

일본 출발 시간이 오후 5시 반정도 되었습니다. 이륙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저녁시간이 됐었기 때문에 바로 기내식을 받게 됐던 것 같습니다. 

 

 

그... 유나이티드 항공분들이 연세도 좀 있으시고 그래서 그런지 영어를 잘 못 알아 듣겠더라구요. 비행기가 또 소음이 워낙 심하니까. 뭐라하시고 치킨하시는데. 반가운 용어가 들려서 얼른 치킨 했습니다. 영어 못하는 한국인으로 보이면 좀 국가의 이미지에도 안좋고 하니까 잘 알아듣고 바로 대답할 수 있는 그런 글로벌 시티즌인걸로. 당근을 아주 예쁘게 잘라주셨더군요. 맛은... 저는 해군이라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전투식량같은게 약간 비슷한 느낌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해군은 그런거 안먹어요.

 

 

기내식 먹고 잠깐 쉬니까 바로 물과 함께 스낵을 주셨습니다. 이 때까지는 나쁘지 않았어요. 입 심심하지 않게 잘 챙겨주시는구나했지.

 

 

이륙 후 얼마되지 않아 하네다를 출발해 태평양을 건너는 중입니다. 제 발 아래 태평양이 있는 경험은 처음! 러시아의 전쟁여파 때문인지 자세히보면 러시아 영공을 지나지 않기 위해서인지 조금 더 태평양쪽에서 꺾어서 날아갑니다. 

 

 

날아가는 각도가 아주 예술.

 

 

미국 가는 비행기도 똑같구나 생각이 들어 조금 자고 일어났더니 알래스카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엄청 많이 잤네요. 알래스카를 지날 쯤이되니 발 아래 신기한 광경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얼음같기도하고, 눈 게슴츠레뜨고보면 광어회같기도하고..

 

 

한참 자고 일어나고, 영화도 좀 봤다가 창문을 슬쩍 열어보니 창문에 이런 자국이 있더군요. 5분간은 내가 잠이 덜 깼나 생각하다가 아무리봐도 총알 자국 같길래, 누가 쐈나? 했습니다. 이 때는 몰랐는데 알래스카가 너무 추워서 밖에서 물이 얼었던거였어요. 기내도 상당히 많이 추웠습니다. 저는 태평양 처음 건너보니까 이렇게 추워질지 몰랐기 때문에 호기롭게 반팔 딱 입고 탔는데 거의 동사할뻔했네요. 주변 사람들보면 얼마나 많이 탔던건지 바람막이에 가디건에 다 무장을 하고 있었더군요. 하나 배워갑니다.

 

 

기내식과 기내식 사이에 간식 시간이 있습니다. 영화본다고 깨있다가 받게 됐는데, 햄버거 같기도하고. 빵이 생각보다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서 둘 다 먹었습니다. 킷캣도 괜찮더군요. 하네다 출발이어서 그런지 일본 킷캣입니다. 치랏-  이때부터 약간 사육당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앉아있으니까 수시로 먹을걸 주시더군요. 과자에 물에 콜라에.. 다이어트한다고 1일 1식해왔는데, 다 내 돈에 포함되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먹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비행기에 오래 앉아있으니 배가 고프긴 하더라구요.

 

 

 

그렇게 또 몇시간이 흐르고 아주아주 많이 지겨워질 때 쯤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어느새 아침이 되었나봐요. Egg랑 뭐랑 고르라고 하는데 면이었던 것 같기도하고. 저는 글로벌 시티즌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알아들었던 Egg를 달라고 했습니다. 맛이 나쁘진 않았어요. 

 

 

근데 딱히 아주 맛있어보이는 비쥬얼도 아니긴하죠? 감자는 그중에서도 그나마 먹을만 했습니다. 다이어트 콜라와 함께 먹으니까 좀 낫더라구요. 비행기에서 12시간동안 한 일은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사육당하는 느낌이란.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 뉴욕에 거의 다 와갑니다. 정확하게는 뉴욕 JFK 공항에 내리는게 아니라 바로 강 건너 옆 마을인 뉴와크 리버티 공항에 내립니다. State가 다르니 다른 나라에 내리는거라고 봐야할까요. 우리와 다른 미국의 문화란 참 어렵습니다. 거리나 속도가 마일과 피트로 나올때는 더더욱.

 

 

희미하게 보이는 저 아래, 제가 처음 본 미국의 모습입니다.

 

 

수없이 많은 수영장 딸린 집들을 지나 스타디움 같은것도 보이네요. 이제 미국에 도착합니다.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은 소감이요? 흠. 버터냄새가 난다느니 하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진짜 그런지 많이 궁금했었는데 오히려 저는 냄새나 그런 것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지하철이 좀 많이 심하지 오히려 다른 곳에서는 딱히 냄새로 불편하진 않았어요. 다만 영어가 매우 불편했습니다. 한국어도 같이 쓰면 좋겠는데.

 

 

미국은 어딜가나 이 성조기가 있죠. 처음 미국을 온 저를 맡이해준 것도 바로 이 성조기였습니다. 미국의 끝없는 조국 사랑. 입국 심사관은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대해주었습니다. 너 어디서 자냐라고 하는 것 같길래, 동기네 집에서 잔다고 하니 호텔 안가도 되서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미국은 호텔이 별론가? 잠깐 생각해봤습니다.

 

 

미국은 Mother's Day와 Father's Day를 나눠서 갖습니다. 우리는 어버이날해서 하루에 퉁치는데 말이죠. 어느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어쨋든 이 곳에서는 Father's Day 날이기 때문에 동기네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아이들도 말이죠. 일본 시부야 돈키호테에서 산 선물들도 주고 낯가림없이 잘 다가오는 아이들 덕에 재밌게 놀아도 주고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맛있는 스테이크도 대접해주셨는데 그 양이.... 오늘안에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

 

 

미국에 처음 온 기념으로 뉴저지 언덕쪽을 가면 맨해튼의 야경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작은 누님 내외가 직접 데려다주셨습니다. BMW 4시리즈 뒷좌석 그렇게 좁은지 처음 알았네요. 정수리로 차의 진동을 느끼며 갔습니다. 아주 가깝다고해서 한 2-3분이면 내릴 줄 알았는데 한 15분 정도 가더군요. 이것이 미국의 스케일인가. 아주 가깝지 않은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보이는 맨해튼의 야경. 

 

동기 뉴요커가 그러더군요. 

자 이제 우리는 내일 저 곳을 갑니다.

 

크. 낭만있어.

 


 

12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월요일에 출발해 월요일에 도착한(?) 저희는 잠을 청한 뒤 본격적인 뉴욕 맨해튼 거리로 나섭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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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동기생 중에 부모님이 미국 뉴욕 바로 옆 뉴저지에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2학기차를 마치며 1년 간의 대학원 생활을 돌아보고, 리프레시를 주고자 그 동기생이 부모님 뵈러 가는 길을 함께 따라갔습니다. 그렇게 남자 셋이 출발 2주전에 일단 비행기 티켓부터 끊고 시작된 무려 10박 11일간의 뉴욕 여행!

 

6월 19일 여행 첫 날, 저희는 일부러 도쿄를 6시간 이상 경유하는 비행기를 골랐습니다. 일본 여행이 처음인 뉴요커 동생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자처하고, 우선 김포공항에서부터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날아갑니다.

 


보통 김해공항이나 대구공항에서 일본 가거나 외국하면 인천공항으로 가는게 익숙합니다만, 이번에는 김포공항에서 출발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김포공항에서 외국을 못갔다는 글도 있더군요. 코로나가 잊혀져가면서 난생 처음 김포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봅니다.

 

 

생각했던거보다도 더 좁고 작은 느낌이 있었던 김포공항. 대구공항이 작다작다해도 아주 동네구멍가게는 아니었군요. 

 

 

올해 들어 두번째 해외여행. 새로 발급받은 신 여권과 함께 떠납니다. 김포공항에서 하네다로 가는 티켓과 함께 하네다 공항에서 뉴저지의 뉴와크 리버티 공항까지 가는 티켓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경유 비행은 처음이라 수화물은 두 번 부쳐야하는건지 걱정이 됐지만 알고보니 김포에서 한 번 보내놓으면 짐은 저를 따라서 뉴와크까지 배달된다고 합니다. 훌륭한 시스템들 덕분에 경유지에서 최대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어요.  

 

 

다소 오래된 것 같은 아시아나 항공의 디스플레이. 버튼 입력 자체가 잘 되지 않는 자리여서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는 걸로 했습니다. 시간도 2시간으로 짧았으니 잠깐 앉아서 쉬다보면 일본에 도착해있을거에요.

 

 

남은 거리 1179km.. 도쿄까지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네요. 조금 앉아있다보면 금방 도착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처음 타본 것 같아요. 어릴 때 중국에 수학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아마 대한항공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여튼 그래서 첫 아시아나 기내식을 받아보았습니다. 2시간 가는데도 꽤 퀄리티 있는 기내식을 주더군요. 비빔밥이었는데 꽤나 맛있었습니다. 제 바로 옆 자리에 일본분이 앉으셨는데 그 분은 고추장을 안비비고 그대로 퍼드시더라구요.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그거 그렇게 먹는거 아닌데..

 

도착과 동시에 빠르게 움직여서 택시를 타고 시부야 역을 달립니다. 사실 애초의 목표는 가까운 곳을 가서 일본의 거리를 즐기려고 했었는데, 기왕 온 김에 제대로된 일본을 보고 가자는 생각에 시부야까지 택시로 달렸습니다. 역시 꽤 비싸긴 하더라구요. 교통비 지옥의 일본..

 

 

시부야 역을 향해 달려가는 길에서 볼 수 있었던 도쿄타워. 도쿄타워를 이렇게 고속도로에서 마주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택시기사님이) 열심히 달린 덕에 109가 보이는 시부야역에 도착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왔었을 때는 거의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 무서운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정도는 아니더라구요. 물론 월요일 오전시간대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과 빌딩으로 가득찬 시부야는 역시 번화가 중에 번화가였습니다.

 

일본에 처음 온 친구들이 먹어야하는 필수 코스는 무엇일까요? 일식 돈까스? 초밥? 스시..? 오코노미야끼? 타코야끼? 샤브샤브?? 쓰다보니 일본 음식이 참 많긴하네요. 여튼 저의 픽은 아주 지극히 당연하게도 '라멘'입니다. 일본을 왔으면 현지에서 라멘 먹어봐야죠. 다릅니다 달라. 라멘 먹자고하니 이 친구들, 라멘.....? 하는데 한국에서 먹던거랑 달라요 분명히.

 

 

일단 주문 방법이나 소스 같은 것들도 다르지만 무엇보다 라멘에 대한 진심이 달라요. No 라멘 No 라이프.. 이렇게까지 진심인 나라가 또 있을까요.

 

 

일본의 라멘은 각 가게별로 독특한 개성이 묻어있습니다. DP하는 것도 그렇고 그릇의 색상이나 크기 등을 선택하는 것과 토핑에도 그 가게만의 철학이 들어가죠. 사실 이 곳은 너무 긴 대기줄에 밀려밀려 상대적으로 짧게 대기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온 것입니다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식당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식당이 그렇듯 무료 공기밥과 함께. 뉴요커 친구는 풀토핑 버전인 MAX 라멘을 주문했습니다. 고기가 3장이나.. 저는 기내식 먹고 난 직후라 저걸 다 먹을 자신이 없었는데 자신있게 시키더라구요. 먹으면서 두 친구들이 맛있다를 연신 외치자 직원분들이 한국어를 알아듣는건지, 눈치껏 알아챈건지 흐뭇하게 바라보곤 했습니다. 역시 일본 라멘은 다르구나라고 하는데 뭐 당연한거지만, 이상하게 제가 왜 뿌듯?

 

맛있게 먹고나서, 저는 이유를 잘 모르지만 파르페를 먹으러 가야된다고 합니다. 꼭 그래야된다고 하네요. 왜일까요?

시부야 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파르페집에서 주문한 딸기까지 추가한 파르페. 직접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었어요.

 

 

최종 완성본. 마시멜로와 초코, 바나나, 딸기까지 넣고 잘 말아접은 파르페. 비쥬얼이 아주 맛있어보여요. 

 

 

남자 셋은 열심히 나눠먹고 갑니다. 배불러서 다 먹진 못하고 조금씩 맛만 보는 정도.

 

 

저희가 미국에 도착하는 주에는 Father's Day가 있는 주간입니다. 우연히 그렇게 됐었어요. 저희가 현지에 도착할 쯤이면 우리 뉴요커 친구의 온 가족이 모여서 바베큐 파티를 열 예정이라고 해요. 두 명의 조카들도 온다고 합니다. 그 두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살 겸 시부야의 메가돈키호테를 찾아가보았어요. 

 

 

일본 라멘하면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치란 라멘. 뉴욕에도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돈키호테에서는 별로 찍은 사진이 없어서 패스합니다. 다 아시는.. 그런 곳이에요. 조카 선물로는 펭귄 가방이랑 건담 프라모델 작은거 하나씩 샀는데, 아주 훌륭한 선물이 됐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산건 아닌데 같이 고르긴 함)

 

하네다 공항은 경유하는 여행객들이 그리 많진 않은 편입니다. 조금 더 멀리 있는 나리타 공항에 비해 취항 편수도 적고 국제선을 도입한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해요. 다만 내부에 아주 일본풍으로 잘 꾸며놓은 시설들이 있습니다. 

 

 

크기가 크진 않지만 일본 거리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일본 분위기도 나고해서 한 컷 씩 돌아가면서 찍었습니다.

 

6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이동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3시간 내외의 짧은 일본 투어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뉴욕 여행을 위해 떠납니다. 너무 짧은 경유시간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Tokyo International Airport를 떠납니다. 조심히 잘 가라고 손 흔들어주시는 분들.. 재밌게 놀고 잘 떠납니다. 안전한 비행 후에 뉴욕에서 만나요. (만날 수 있나?)

 

 


일본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는 여정. 10일간의 뉴욕 여행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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